아스퍼거 어린이들의 과민청각
 

아스퍼거증후군
 
 아스퍼거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의 의사인 아스퍼거(Asperger)에 의해 발견된 증세로서, 똑똑한 듯 하면서도 대화능력과 사회성은 떨어지는 어린이들이 이에 속합니다. 경증자폐 혹은 고기능자폐라고도 불립니다.
 
 아스퍼거 어린이들 중에는 세 돌도 되기 전에 가르쳐주지도 않은 한글을 읽고, 심지어는 한문이나 영어까지도 읽는 어린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부모들은 천재가 났다면 기뻐하지만 기뻐할 일만은 아닙니다. 일반 어린이들은 귀로 소리를 듣고 말을 배우지만, 이 어린이들은 귀 대신 눈으로 언어욕구를 채우고 있는 것입니다. 죄뇌기능(언어, 사회성, 청지각 등)이 취약한 반면, 우뇌기능(암기, 모방, 시지각 등)이 뛰어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아스퍼거 어린이들의 청각
 
 아스퍼거 어린이들은 예외없이 과민한 청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과민청각으로 인해 주변소리들이 거슬리다보니 아스퍼거 어린이들은 은연중에 그 소리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리의 판독을 담당하는 뇌인 좌뇌는  충분한 자극을 전달받지 못하여 부진한 발달을 보이게 되며, 우뇌는 좌뇌가 할 일까지 도맡아 하며 더욱 발전해 갑니다. 결국 아스퍼거 어린이들 뇌 불균형(좌뇌 취약, 우뇌 우세)의 근본원인은 과민한 청각인 것입니다.
 
 아스퍼거 어린이들은 일반 자폐어린이들과 달리 청각검사 성공률이 100%에 가깝습니다. 청각검사를 위해서는 “들려요, 안 들려요” 정도의 의사표현이 가능해야 하는데, 아스퍼거 어린이들에게 그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스퍼거 어린이의 청각그래프
 
 최근 몇 주 사이에 저를 찾았던 아스퍼거 어린이들의 청각그래프입니다.
 
 

 
 

 
 

 
 

 
     * 가로수치(125 ~ 8000)는 주파수(헤르츠), 세로수치(-10 ~ 100)는 소리크기(데시벨).
     * 좌측 그래프는 우측 귀, 우측 그래프는 좌측 귀.
     * 상단은 AIT 이전의 그래프, 하단은 AIT 이후의 그래프.
     * 검사의 모든 과정은 보호자 입회 하에 진행됨.
 
 
 
치료 후의 변화
 
 본격적 변화는 3개월 후부터 나오지만 치료 중 혹은 치료 직후부터 향상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어린이들이 치료 종료 직후에 보인 변화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A
 말이 빨라지고, 친구들에게도 먼저 다가가며, 질문을 시작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B
 밤에 들리던 옆방 시계침소리가 이제는 들리지 않는다고 엄마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 동안 B에게는 밤새도록 그 소리가 들렸다는 것인데, 부모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B는 그 소리가 누구에게나 들리는 줄 알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C
 부엌 전자레인지의 타이머 소리에 고통을 당했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부엌에서 멀리 떨어진 자기 방에서도 그 소리에 귀를 막았는데 이젠 부엌에서도 그 소리를 견딜 수 있게 되었다고 엄마가 전해 주었습니다.
 
 또 한 가지 큰 변화는, C가 대범해지고 균형감각이 놀랍게 좋아진 것입니다. 동네 놀이터에 원통형 터널식으로 된 미끄럼틀이 있는데 전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그 놀이기구 터널의 수평한 부분에서 균형을 잡고 서 있는 것을 엄마가 발견했습니다. AIT를 마친 바로 다음 날 있었던 일입니다. 엄마는 겁이 많은 C가 자기 키보다 훨씬 높은 그곳에 올라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D
 현재 치료 중입니다.
 
 
 
기타
 
 D는 여러 가지 소리들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지만, 특히 카카오톡의 신호음인 “카톡”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딜 가나 그 소리가 수시로 터져 나오고 있으니 D에게 세상은 공포의 도가니인 셈입니다. 청각검사에서 그런 행동의 원인이 청각에 있음을 확인한 D의 어머니는 진작 저를 찾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A, B, C는 장치를 대여하여 집에서 치료를 받았고 D는 현재 제 사무실에서 치료중입니다.
 
 
베라르연구소 송승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