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3. 자폐성향
작성자 yns00
작성일자 2016-03-16

3. 자폐성향

 

 

 

3-1.자폐의 원인

 

 

  자폐성향은 뇌 활동 장애의 일종입니다. 더욱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자폐증은 좌뇌 발달의 부진에 의해 나타나는 증세입니다.

 

  좌뇌와 우뇌는 그 기능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서로 긴밀히 교류하며 우리 몸의 모든 활동을 주도해 갑니다. 좌뇌는 언어, 사회성, 분석 등의 활동들을 주관하는 반면 우뇌는 암기, 모방 등의 제어에 주로 관여합니다. 언어에 있어서도 대명사, 전치사 등은 좌뇌가, 그리고 동사와 명사는 우뇌가 이해합니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능을 시작하는 우뇌와는 달리 좌뇌는 생후 18개월이 되면서부터 일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후 18개월이 되기까지는 정상아동이나 자폐 아동이나 언어발달 면에서 별 차이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까지는 모두가 우뇌를 이용하여 단순 암기, 모방 식으로 언어를 익히기 때문입니다.

 

  정상 아동들의 경우에는 생후 18개월이 되어 좌뇌가 일을 시작하면서 그 동안 단어로만 나열되던 말들이 문장이 되어 나오고 사회성이 발휘되어 친구들과 교류를 시작하면서 언어발달에 가속이 붙게 됩니다. 그러나 자폐 아동들은 생후 18개월이 지나도 좌뇌가 계속 휴면상태에 머물러 있음으로서 언어와 사회성이 개발되질 못합니다. 자폐 아동들 중에는 생후 18개월이 지나면서 오히려 그 전에 했던 말조차도 잊어버리는 어린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친구들과의 교류에 관심이 없다보니 언어의 필요성도, 충동도 느끼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자폐 아동들은 들판에서 농부들이 일을 하고 있는 사진을 보며 그 사진 안에 있는 모든 사물들(소, 나무, 구름 등)의 이름을 말할 수 있지만 그 사진 속의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물으면 대답하지 못합니다. 사물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은 우뇌가 하는 일이지만 그 모든 것들을 종합, 분석하여 그 사진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일은 좌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자폐 아동들은 대체로 뛰어난 암기력을 통해 많은 지식을 습득하지만 좌뇌의 결함으로 인해 응용능력이 없으므로 그 지식이 별로 효용가치가 없습니다. 또한, 자폐 아동들은 말을 배우더라도 좌뇌가 아닌 우뇌로 배우므로 의미 있는 대화가 아닌 반향어(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모방하는 언어)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상 아동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혹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본능적으로 주변의 소리들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부모의 목소리는 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귀담아 듣는 소리입니다. 귀를 통해 끊임없이 유입되는 여러 종류의 소리들은 좌뇌를 자극하여 마침내 좌뇌로 하여금 긴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게 합니다.

 

  그러나 자폐 아동들은 자기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리들을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나치게 민감한 청각으로 인해 소리에 의한 고통을 느끼다보니 자신을 괴롭히는 그 소리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소리를 차단하며 사는 것입니다. 소리를 차단하는 행위를 영어로는 'tuning out'이라고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그 어린이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소리들(부모의 목소리 등)조차도 함께 흘려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충분한 자극을 전달받지 못한 좌뇌는 계속 휴면상태에 놓이게 되고 그 어린이의 언어와 사회성 역시 심각한 지체를 겪게 됩니다.

 

  저는 지난 20년 동안 수천 명의 자폐 아동들을 만났지만 청각검사가 이루어 진 어린이들의 수는 전체의 10% 정도였습니다. 청각검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검사를 받는 어린이가 「들려요」,「안 들려요」정도의 의사표현을 정확히 해 주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자폐 아동들이 이러한 표현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검사가 이루어진 그 10%의 어린이들로부터 확인된 사실은 그들 모두가 2000 헤르츠 이상의 높은 주파수들에 매우 민감한 청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사에 성공한 어린이들 모두에게서 이러한 청각상의 특징이 확인되는 것으로 미루어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어린이들 역시 같은 유형의 청각을 지니고 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폐성향은 좌뇌의 이상에 의한 것이고 좌뇌의 이상은 과민한 청각에 의한 것이므로 청각왜곡이 자폐성향의 근본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폐성향 어린이들의 청각왜곡은 유아기 때에 복용한 항생제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3-2.청각적 특성

 

 

  청각검사가 이루어 진 자폐아동들로부터 예외 없이 확인되는 사실은 그들이 2000 헤르츠와 8000 헤르츠 사이의 높은 주파수에 매우 민감한 청각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0 헤르츠 ∼ 8000 헤르츠의 소리는 물체와 물체가 마찰할 때 주로 발생하는데 믹서, 드릴 등의 전기기구에서 많이 나오며 밥그릇 등을 긁는 소리나 자동차 급브레이크 소리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어린이들이 울거나 떠들 때에도 2000 헤르츠∼ 8000 헤르츠 주파수의 소리가 많이 분출되므로 유치원, 학교 등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자폐아들은 끔찍한 고통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유리나 쇠를 자르는 공장에서 귀마개도 없이 있는 것과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자폐아동들이 간혹 특별한 소음이 없는 상태에서도 귀를 막는 것은 자기가 싫어하는 소리가 어디에서인가 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울면 달려가서 때려주는 어린이들도 있는데 이 역시도 그 울음소리가 자기를 너무도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미장원 가기를 싫어하거나 시끄러운 장소를 싫어하는 것도 소리의 공포에 기인한 것입니다.

 

  이처럼 그 동안 풀리지 않던 그들 행동에 대한 많은 의문들이 일단 청각에 혐의를 두고 접근해 보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들의 과민한 청각은 그들이 지닌 여러 문제들 중의 하나가 아니고 그 모든 문제들의 발단인 것입니다.

 

  자폐아동들도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귀를 틀어막거나 이발을 하지 않으려는 등의 행동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시끄러운 교실에서 특별한 문제행동 없이 잘 앉아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그들의 청각이 바로 잡혔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선 그들은 성장해 가면서 자신들을 괴롭히는 그 소리들이 실제로 자신들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그 소리를 차단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듣기 싫은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는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의도적으로 신경을 다른 곳으로 집중시켜서 그 음악을 듣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자폐아동들이 소리에 유별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의젓해 지는 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 때부터 매우 중대한 새로운 성향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시끄러운 음악이 나오는 버스 안에서 애써 다른 곳으로 신경을 집중시켜 소리를 차단하고 있는 승객은「 어디서 내리세요?」「지금 몇 시입니까?」 하는 등의 자기가 듣고 반응해야 할 소리마저도 듣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듯, 소리를 차단하는 능력이 생긴 자폐아동들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딴청을 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 성인들 중에도 자폐아동들과 같은 유형의 청각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기 날아다니는 소리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룬다거나 자신의 심장고동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무섭다거나 하는 등의 호소를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자폐아동들도 주변 혹은 자기 몸속의 소리들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이를 적절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은, 다른 사람들 모두도 자기들처럼 그러한 소리들을 들으면서도 잘 견디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고통을 참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3-3.좌뇌와 우뇌

 

 

  우리의 뇌는 좌뇌와 우뇌 이렇게 두 개의 반구(hemisphere)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태어나면서 바로 활동을 시작하는 우뇌와 달리 좌뇌는 생후 18개월이 되어야 비로소 활동을 시작합니다. 생후 18개월이 되기까지는 정상적인 어린이나 자폐성향 어린이 모두 우뇌만으로 생활하므로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정상어린이들은 생후 18개월이 되면서부터 사회성이 발동하여 친구들과 어울리며 폭발적인 속도로 언어를 발전시켜 갑니다. 언어와 사회성은 좌뇌에 의해 주관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폐성향 어린이들은 생후 18개월이 되어도 좌뇌가 깨어나질 못함으로서 일반 어린이들과 어딘가 다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에 하던 말조차도 하지 않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부모들은 처음에는 “아이가 좀 특이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생후 24개월이 되는 시점에서 드디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되면서 대부분의 부모들은 끝없는 치료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좌뇌와 우뇌는 서로 그 역할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 차이점들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지만 대표적인 몇 가지 기능들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좌뇌

우뇌

언어

---

사회성

---

즐거운 감정

우울한 감정

긍정적인 생각

부정적인 생각

응용력

암기/모방

듣는 기능

보는 기능

우측 사지의 움직임

좌측 사지의 움직임


 

  처음 18개월 동안 휴면상태에 있던 좌뇌를 깨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청각적 자극 즉, 소리입니다. 그러나 자폐성향 어린이들은 과민한 청각으로 인해 주변소리들로부터 고통을 당하다보니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주변 소리들을 의도적으로 무시합니다. 이것은 생존본능의 일환이지만 이런 과정에서 좌뇌는 충분한 자극을 받지 못하여 계속 휴면상태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언어에 있어서 좌뇌, 우뇌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좌 뇌

주어, 전치사, 감탄사, 질문, 자발어

우 뇌

동사, 명사, 반향어

 

 

  “나는 학교에 간다.”의 영어표현인 “I go to school.”로 이 현상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주어인 “I”와 전치사인 “to”는 좌뇌가, 동사인 “go”와 명사인 “school”은 우뇌가 이해를 합니다. 결국 이렇게 간단한 문장 하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도 좌뇌와 우뇌가 서로 협조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매우 복잡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동사와 명사는 단순히 암기하면 되는 것이므로 우뇌가 주관을 하고 주어와 전치사는 변형 또는 응용을 요하는 것이므로 좌뇌가 주관한다고 보면 됩니다. 즉, 우뇌는 보관창고이고 좌뇌는 그 창고에 있는 원자재들을 가공하여 사용하는 일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관창고는 우수하여 많은 것들을 주워 담을 수는 있으나 그것들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자폐성향 어린이들의 현실입니다.

 

  언어의 예를 들면, 언어를 주관해야 할 좌뇌가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언어를 강요받는 그 어린이는 우뇌가 대신 언어를 주관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그 어린이에게서는 우뇌 스타일의 언어가 나오게 되는데 동사와 명사를 위주로 한 암기/모방식의 언어가 바로 그것입니다.

 

  자폐성향 어린이들이 그냥 말로 하면 알아듣지 못하다가도 곡조를 붙여 들려주면 쉽게 알아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현상도 일반 문장의 이해는 좌뇌의 몫이지만 그 문장에 곡조가 붙는 순간 그 문장의 이해에는 좌뇌와 함께 우뇌 역시도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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