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case6.임찬호

이름 : 임찬호

성별 : 남

나이 : 당시 만 3년 4개월

 


 안양의 한 장애아동 전문기관에 다니고 있던 찬호는 대화가 전혀 되지 않는 어린이여서 청각검사 없이 곧바로 AIT로 들어갔습니다.

 

 언어 이외에도 찬호 엄마가 크게 걱정하던 부분은 찬호의 눈동자 움직임이었습니다. 찬호는 한 시간 동안에도 여러 차례씩 이유 없이 눈을 흘기곤 했는데 한 번 눈을 흘기면 검은 눈동자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찬호는 조그마한 체구에 비해 팔 힘이 어찌나 센지 첫날 AIT 헤드폰을 뿌리치려는 그를 제압하는 것이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찬호는 AIT 둘째 날부터는 스스로 헤드폰을 쓰는 등 전혀 저항 없이 AIT를 받았습니다.

 

 특히 3일째부터는 매우 흥겨워하며 AIT 헤드폰을 쓴 채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는 애국가와 찬송가들을 주로 불렀는데 음정이 정확한데 반해 가사는 완전 엉망이었습니다. '동해 물과 백두산이''오에우아 에우아이'로 발음하는 것을 들으며 저는 찬호가 자음을 거의 듣지 못하는 청각을 지니고 있을 것이란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찬호의 또 한가지 특징은 팔 힘이 그렇게 세면서도 소근육이 제대로 발달하질 않아 문고리도 못 돌리며 바닥에 펜이 떨어져도 집지를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문고리를 못 돌려서 AIT 음악을 다 들은 후에도 제가 문을 열어줄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던 찬호가 4일째부터는 스스로 문을 열고 엄마가 있는 대기실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AIT가 끝나갈 무렵, 찬호 엄마는 여지껏 내지 않던 많은 새로운 소리들을 거의 쉬지 않고 내는 찬호를 보며 근심하기도 했지만 이런 현상이 새롭게 들리는 자음들에 적응하기 위한 일종의 옹알이 과정이라는 제 설명을 듣고는 마음을 놓았습니다.


 

 찬호의 AIT가 끝난지 3개월이 지난 후 찬호 엄마는 저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음의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찬호 발음이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해졌어요. 눈도 이제는 거의 흘기지 않아요."

 요즘도 문고리를 잘 돌리는지를 묻는 저의 질문에 찬호 엄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요즘은 제 화장품 뚜껑을 열어서 거울이나 벽에 바르고 다녀서 너무 힘이 들어요. 예전에는 볼펜도 못 집던 애가 이제는 바닥에 바늘이 떨어져도 정확히 주워요."

     


제목
case1.이준식
case2.이규정
case3.장규원
case4.박진규
case5.문세진
case6.임찬호
case7.유하상,박찬호,황철휘
case8.허문규
case9.박태운
case10.이준희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