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천병수

성별 : 남

나이 : 만 5년 4개월

(청각검사 안 됨.)

 1997년 봄에 저를 만난 병수는 간단한 지시를 이해하기는 하나 발음이 매우 부정확해서 엄마조차도 병수의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경남 J시에서 저를 찾은 병수 엄마는 10일간 제 사무실 근처 여관에서 머물며 고생스럽게 AIT를 마쳤습니다.

 병수는 집에서도 밤잠을 깊이 못 자는 어린이여서 잠자리가 바뀐 이곳에서는 더욱 잠을 못자리라고 생각한 병수 엄마는 10일간 밤을 샐 각오를 하고 왔으나 막상 병수는 AIT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단 한 번도 밤에 깨질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병수는 AIT가 끝나기 이전부터 이미 못하던 발음들을 하기 시작함으로서 병수 엄마는 큰 기대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병수 엄마는 병수가 AIT 이후에 보인 언어 및 행동 면에서의 발전에 큰 만족을 나타냈습니다. 주변의 엄마들에게 적극적으로 AIT를 권하는 바람에 AIT를 반대하는 그곳의 특수교육 선생님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AIT가 종료된지 3개월 쯤 되는 시점에서 저에게 전화 한 병수 엄마는 말했습니다.

"병수가 계속 밤잠을 잘 자고 있어요. 발음도 몰라보게 좋아졌구요. 제가 자꾸 엄마들에게 AIT 때문에 병수가 이렇게 좋아졌다고 하니까 오랫동안 병수를 가르쳐 왔던 이곳 선생님들은 불쾌하게 생각해요. 병수의 발음이 좋아진 건 자기들이 그 동안 열심히 가르쳐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AIT는 효과가 없다고 아직도 우기고 있어요. 그 사람들은 이런 애들을 키워보지 않았으니 밤잠 못 자는 아이를 둔 엄마의 고통을 이해할 리가 없지요. 저는 병수의 언어발달보다도 병수가 밤잠을 곤히 자게 된 것이 더욱 기뻐요."

 병수는 다음 해 가을, 다시 한 번 AIT를 받았습니다. 병수 엄마는 2차 AIT 이후에도 병수에게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제게 알려 주었습니다.

 다음 해 봄, 병수 엄마는 병수로 하여금 3차 AIT를 자신이 살고 있는 J시에서 받게 하기 위해 다른 희망자들까지 모집했으나 그곳 특수교육 선생님들의 강력한 반대로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