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case2.이진숙

이름 : 이진숙

성별 : 여

나이 : 당시 만 14세

 

 중학교 2학년이던 진숙이는, 딸의 '혀 짧은' 발음을 걱정한 엄마의 손에 이끌려 저를 찾았습니다. 오른쪽 귀의 청각검사 그래프에서 125 헤르츠 부분이 움푹 들어가 있는데 이는 혀 짧은 발음을 하는 어린이들의 전형적인 청각입니다. 오른쪽 귀의 검사가 끝난 후 바로 시작된 왼쪽 귀 청각검사에서는 자살성향의 원인이 되는 청각이 발견되었습니다.



 진숙이를 만날 당시인 1994년 12월에 저는 서울의 한 언어치료실 원장에게 AIT를 출장교육시키던 중이었으므로 진숙이의 청각검사도 그 분의 사무실에서 행해졌습니다. 그런데 제 등뒤에서 청각검사 과정을 관찰하고 있던 그 원장님이 친숙한 모양의 그래프를 보자 반가운 듯 말했습니다.

    "어? 자살성향이네!"

 그러자 깜짝 놀란 진숙이 엄마는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어떻게 알았어요?"

 갑작스런 사태에 분위기가 어색해졌으나 제가 차분하게 설명했습니다.

    "청각검사를 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성향의 원인이 청각에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자 진숙이 엄마는 긴 한숨을 내 쉬더니 말했습니다.

    "우리가 목동 아파트에 사는데 얘가 떨어져 죽겠다는 소리를 하루에도 수 십 번씩 해서 얘 아빠와 제가 교대로 불침번을 서요."

 진숙이는 결국 AIT를 받지 않았습니다. 가족회의 결과 진숙이 부모가 생소한 방식인 AIT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진숙이의 사례를 이곳에 소개하는 이유는 청각이 언어 및 행동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가를 알리기 위해서 입니다.

 

 제가 진숙이에 대한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단지 청각검사만으로 진숙이가 지닌 문제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것은 청각이 바로 그 문제들의 원인임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또한, 청각을 바로잡는 것이 문제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후로 다시 진숙이에 대한 소식을 듣지는 못했지만 진숙이가 보냈을 고통스런 나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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