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박남준(남, 만 7세, 가명) 어린이의 청각그래프입니다.

 

* 가로수치(125 ~ 8000)는 주파수(헤르츠), 세로수치(-10 ~ 100)는 소리크기(데시벨).

* 좌측 그래프는 우측 귀, 우측 그래프는 좌측 귀.

* 상단은 AIT 이전의 그래프, 하단은 AIT 이후의 그래프.

* 검사의 모든 과정은 보호자 입회 하에 진행됨.

 

 남준이는 아주 어린 나이부터 글을 읽기 시작했지만 친구들과의 교류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전형적인 아스퍼거 성향의 어린이였습니다. 남준이는 책을 읽는 듯한 억양으로 말을 했고 검사 도중 엉뚱한 소리도 많이 했지만 청각검사는 어렵지 않게 이루어졌습니다.

 

 검사결과를 보면 양쪽 귀 모두 125 헤르츠의 소리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조음장애의 원인이 되는 청각입니다. 왼쪽 귀에서는 몇몇 고주파수에 민감한 청각이 확인되었는데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이 청각은 자폐성향 어린이들에게서 영락없이 발견되는 청각이기도 합니다.

 

 자폐성향 어린이들 대부분은 청각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지만 검사가 이루어졌다 하면 같은 모양의 청각이 왼쪽 귀 혹은 양쪽 귀 모두에서 나타납니다. 「아스퍼거」는 고기능자폐로서 자폐성향의 일종이므로 결국 남준이의 청각도 예외가 아닌 셈입니다.

 

 AIT 이후 남준이의 모든 청각상의 결함들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밤잠을 깊이 자 본 적이 거의 없는 남준이가 AIT 기간 중에는 계속 숙면을 취한 것이 현재로선 가장 큰 변화라고 합니다. 장치반납과 최종청각검사를 위해 남준이를 데리고 저를 찾은 아빠가 말했습니다. “AIT를 받는 것이 굉장히 피곤한가 봐요. 밤마다 잠을 설치던 아이가 이렇게 잠을 잘 자니.”

 

 남준이처럼 수면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이 몸이 피곤하다고 해서 잠을 잘 자는 것은 아닙니다. 몸이 피곤하면 짜증만 심해질 뿐 잠은 여전히 이루지 못합니다. AIT로서 잠을 깊이 자는 것은 청각적 예민함이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우리는 밤잠을 하루만 설쳐도 다음 날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보내게 됩니다. 남준이처럼 과민한 청각을 지닌 어린이들은 수년을 매일같이 그런 상태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이번의 AIT가 그 동안 우뇌중심의 삶을 살던 남준이의 좌뇌를 활성화시켜 앞으로 언어, 사회성, 억양 등의 면에서 발전을 이끌어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