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앞 글에서 제게 정품 AIT 장치에 대해 문의했던 분의 아들 김상훈(가명, 중학교 1년)의 청각그래프입니다. 원래 상훈이의 AIT는 6월 10일에 끝났지만 집이 멀고 부모님 두 분 모두 직장인이어서 주말인 6월 15일에야 장치를 반납하며 상훈이의 청각을 테스트 받았습니다.

* 가로수치(125 ~ 8000)는 주파수(헤르츠), 세로수치(-10 ~ 100)는 소리크기(데시벨).
* 좌측 그래프는 우측 귀, 우측 그래프는 좌측 귀.
* 상단은 AIT 이전의 그래프, 하단은 AIT 이후의 그래프.
* 검사의 모든 과정은 보호자 입회 하에 진행됨.

 상단 그래프에서 보듯이 상훈이의 왼쪽 귀는 극히 정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른쪽 귀는 청각유형 <유형 2>의 모양(하단의 "청각유형" 참고)으로서 조음장애의 원인이 되는 청각이었습니다. 또한 양쪽 귀의 청각이 두드러지게 다르므로 이럴 경우에는 상대방 말소리가 혼란스럽게 들리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러니 당연히 언어이해력이 떨어지게 되며 지능이 낮은 것으로 오해 받기 쉽습니다.

 10일간의 AIT로서 상훈이의 청각은 완벽한 정상이 되었습니다. AIT 이전과 이후 모두의 청각검사에 입회하여 상훈이의 청각상태를 꼼꼼히 살폈던 상훈 아빠는 아들의 청각정상화를 직접 확인하며 매우 신기해했습니다.

 상훈이는 원래 두드러진 문제행동을 보이던 학생은 아니어서 당장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두 번 말해야 알아듣던 것을 한 번이면 알아듣게 되었으니 더욱 효율적으로 학습에 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눈으로 치자면 난시가 교정된 것과 같은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어에 있어서는 청각이 바로잡혔다고 해서 즉시 발음이 완벽해 지지는 않습니다. 귀는 언어선생님입니다. 상훈이의 오른쪽 귀처럼 왜곡된 청각은 발음 나쁜 영어선생님과 같습니다. 발음 나쁜 영어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운 어린이가 정확한 발음을 할 수는 없습니다. AIT는 발음 나쁜 선생님을 발음 좋은 선생님으로 바꾸어 준 것과 견줄 수 있습니다. 이제는 발음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으나 아직은 그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발음 나쁜 선생님과 함께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그 과정 역시 험난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형 4>는 귀가 멀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청각입니다. 청각세포가 죽어갈 때에는 항상 높은 주파수를 들어주는 세포부터 죽어가기 시작하므로 위와 같은 모양이 나오게 됩니다. 청각세포의 소멸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므로 몇 개월 후에 다시 검사해보면 더욱 심각한 모양의 그래프가 나오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어른이든 어린이든 귀울음(실제로는 나지 않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현상)을 겪게 되는데 귀울음은 귀가 멀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뇌로부터의 신호입니다. 오른쪽 귀는 멀쩡하면서 왼쪽 귀에만 이런 청각을 지닌 어린이는 균형감각이 없어 자주 넘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