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오지명

성별 : 남

나이 : 만 4년 6개월
 

 지명이는 또래에 비해 말도 늦고 이해력도 현저히 떨어져서 언어치료, 학습치료 등을 받고 있던 어린이었습니다. 지명이는 자폐성향이 있는 어린이는 아니었으나 워낙 산만하고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어린이여서 AIT 이전에 지명이의 청각을 확인해 보려던 저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청각검사 결과 없이 AIT가 시작되었으나 AIT 전반부 5일을 마치고 6일째 저를 찾은 지명이 어머니는 AIT가 시작된 이후 요 며칠 사이에 지명이가 놀랍도록 달라졌다며 지명이의 청각검사를 다시 한 번 제게 요청했습니다. 두 번째의 청각검사에서는 지명이가 처음과는 전혀 다른 자세로 검사에 임했으므로 지명이의 양쪽 모두의 청각을 확인하는 데에는 별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지명이의 대답은 신속하고 정확했으므로 검사실에서 검사과정을 지켜보던 엄마도 매우 흐뭇해 했습니다.

 이미 5일의 AIT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명이의 청각은 정상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AIT 시작 이전에는 지명이가 이보다도 훨씬 심하게 왜곡된 청각을 지니고 있었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 AIT 직후의 청각검사에서 지명이의 청각이 완벽히 정상으로 돌아왔음이 확인되었습니다. 10일의 AIT 기간 동안 지명이는 이미 너무도 달라져 있었으므로 지명이 어머니는 흡족한 표정으로 제 사무실을 떠났습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명이가 그 동안 아무리 시켜도 따라하지 못하던 어려운 발음들을 이제는 수월하게 하며 부르는 소리에도 즉각 반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명이가 이제는 밤잠도 잘자고 신경질도 전혀 부리지 않음도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AIT 종료 약 2개월 후 그녀는 제게 놀라운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AIT 직전의 측정에서 70이었던 지명이의 IQ가 며칠 전의 재검사에서는 127로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두 번의 IQ 검사가 같은 대학병원에서 행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AIT가 지명이의 IQ를 불과 몇 달 사이에 두배 가까이 올렸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그보다 지명이의 경우는 잘못된 청각이 얼마나 심각하게 어린이의 두뇌 사용을 제약하는가 그리고 어린이의 잘못된 청각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해지는 지능검사를 포함한 각종 검사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입증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