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안민수
성별 : 남
나이 : 만 6년 10개월
민수는 만 4세가 되어서야 말을 시작했으며 다음 해 봄이면 취학을 해야할 연령이었으나 학습능력과 운동기능이 또래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그의 부모들은 민수를 내년에 학교에 보내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민수에 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민수의 청각을 검사했으나 민수의 청각검사 그래프는 민수가 왜 저를 찾아야 했는가를 세세히 나타내 주고 있었습니다. 청각검사 결과 드러난 민수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발음부정확 [모음(1000 헤르츠)에 비해 자음(125 - 750 헤르츠)을 잘 듣지 못하므로]
- 공격성향 (오른쪽 귀의 500 헤르츠 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짐)
- 균형감각 부족 (왼쪽 귀의 난청)
- 이해력 부족 (소리를 정확히 듣지 못하므로, 특히 왼쪽 귀의 청력이 많이 떨어지므로 상대방이 자신의 왼쪽에서 말을 하면 거의 알아듣지 못함)
저의 설명을 들은 민수 엄마는 놀란 표정으로 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민수 엄마에게 왼쪽 귀의 난청은 청각세포의 소멸에 의한 것이므로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원래 활동량이 많지 않고 자주 넘어지던 민수는 AIT 시작 3일째부터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건물 3층의 제 사무실로 뛰어들어올 정도로 활기찬 소년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10일간의 AIT를 마치고 청각검사를 위해 제 맞은 편에 앉아있는 민수를 보며 저는 민수의 눈빛이 처음 저를 찾았을 당시보다 훨씬 맑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민수 엄마도 저와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민수 엄마가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민수의 최종 청각검사 결과는 저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저도 민수의 낮은 주파수들에 대한 청력이 좋아지리라고는 예상했지만 80 - 85 데시벨부터 듣기 시작하던 왼쪽 귀의 높은 주파수들에 대한 청력이 10 - 15 데시벨까지 올라오리라고는 기대치 못했습니다. 그 동안 수 십 명의 난청 어린이들에게 AIT를 행했지만 AIT로서 청력이 30 데시벨 이상 향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제가 베라르 박사로부터 교육을 받을 당시 그에게 들었던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AIT가 난청의 진행을 막아주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있지만 죽어있는 청각세포들을 살리기는 어렵습니다. 난청인 청력이 AIT로서 30 데시벨 이상 향상될 가능성은 5%, 즉 20명에 한 명 정도이므로 그 당사자나 혹은 그 보호자에게 난청의 치유를 장담하지 마십시오."
민수는 바로 그 20 명 중의 한 명이 되는 행운을 얻은 것입니다.
그후 민수는 언어, 학습능력 및 운동기능이 향상되어 그해 6월부터는 오랫동안 다녔던 조기교실을 그만 두고 일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으며 다음 해 봄 일반학교에 입학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