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이상우
성별 : 남
나이 : 만 13세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이던 상우는 170 CM이 넘는 큰 키에 당당한 체구를 지니고 있었으나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불안한 표정으로 양쪽 손으로 자기 귀를 막은 채 첫날 제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상우는 기본적인 언어능력은 있는 어린이여서 저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청각검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청각검사 결과, 상우는 양쪽 귀 모두가 전 주파수에 걸쳐 -10 데시벨의 소리를 듣는 극도로 예민한 창각을 지니고 있음이 판명되었습니다. 제 옆에서 청각검사 전 과정을 지켜 본 상우 어머니는 측은한 눈길로 상우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상우와 같은 청각을 지닌 어린이는 워낙 많은 소리들이 귀로 쉴 새없이 유입되다 보니 막상 사람의 목소리는 잘 듣지 못하게 되어 언어발달에 지체가 생기게 되며 소리의 고통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 성향들을 나타내게 됩니다.
상우는 과잉행동으로 인해 만 4세부터 줄곧정신과에서 조제해 준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었는데 하루 4번 씩 먹는 그 약을 한 번 이라도 거르면 물건을 잡어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하여 어쩔 수 없이 계속 그 약을 먹여야 했다고 합니다.
청각검사 직후 곧바로 시작된 AIT에서 다행히 상우는 헤드폰 쓰기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AIT 7일째 되던 날 상우 엄마가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보통 때에는 아무도 보지 않는 상태에서 TV가 켜 있으면 상우가 화를 내며 TV를 꺼는데 어제 밤에는 제가 TV를 켠 채로 잠시 신문을 읽고 있자 옆에 비스듬히 누어있던 상우가 「안 보면 꺼.」 하고 점잖게 말하는 거예요. 그리고 지금 약을 안 먹인 지가 며칠 되었는데 아무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어요."
10일간의 AIT가 종료된 직후의 청각검사에서 상우가 모든 소리들을 0 데시벨부터 듣기 시작하는 완벽한 청각을 양쪽 귀 모두에 지니게 되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제 상우는 소음의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었을 뿐 아니라 들어야 할 소리들을 정확히 들을 수 있는 청각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약 6개월 후 상우 엄마는 상우의 당시 근황을 전화로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