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 박성우

성별 : 남

나이 : 당시 만 8세

 성우는 어렸을 때에는 자폐성향이 심했으나 성장하면서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일반 초등학교 생활에 그런대로 잘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성우는 만 4세부터 비로소 말을 하기 시작했으나 저를 만날 당시(초등학교 2학년)에는 저 역시 성우에게서 어떠한 어색함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청각검사에서는 성우의 양쪽 귀 모두가 언어지체 및 행동장애의 원인이 될 만큼 심하게 왜곡되어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성우 역시 자폐성향 어린이들의 전형적인 청각(<유형3>)을 지니고 있기는 했으나 왼쪽 귀가 아닌 오른쪽 귀(왼쪽 그래프)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자폐성향 어린이들은 왼쪽 귀에 (혹은 양쪽 귀 모두에) 그러한 유형의 청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우 엄마는 성우가 그 동안의 다양한 치료와 교육 (모래놀이 치료, 언어치료 등) 덕분에 이만큼 발전했다고 믿고 있었으나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성우는 일반 자폐성향 어린이들과는 달리 <유형3>의 청각을 오른쪽 귀에 지니고 있음으로서 그 성향 자체가 경미했던 것입니다. 사회성을 주관하는 세포는 우뇌에 있으므로 왼쪽 귀의 <유형3>의 청각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오른쪽 귀의 <유형3>의 청각은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사실, 성우같은 청각을 지닌 어린이는 선생님에게 배우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학습을 해 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도움 없이도 학습이 가능한 이유는 청각상의 결함을 지닌 어린이들이 암기력은 오히려 보통 어린이들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으므로 자신의 암기능력을 이용하여 교과서, 참고서 등을 외워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공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고학년이 되면 결국 학습장애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성우 엄마는 성우의 학습능력 향상과 성우에게 아직 약간 남아있는 자폐성향 해결에 도움이 될까하여 성우에게 AIT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AIT는 아무 탈 없이 끝났으며 마지막 날의 청각검사에서는 성우가 지니고 있던 청각상의 모든 문제들이 말끔히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IT 9일째 되던 날 성우가 자기 아빠의 연구실로 전화를 걸었는데 성우가 직접 누구에겐가 전화를 건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AIT 종료 이후에도 성우는 수시로 아빠 사무실로 전화하여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 등을 얘기해주곤 했다고 합니다. 몇 개월 후 성우 엄마와의 전화통화에서, 저는 성우가 더욱 밝아졌으며 말할 때의 억양이 매우 자연스러워졌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책읽기며 받아쓰기 능력도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사인 성우 아빠는 (의료계에 계신 분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AIT의 효과를 인정치 않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성우에게서 나타난 변화들은 성우가 나이가 되어서 그런 것이지 AIT 때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