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정지원
성별 : 여
나이 : 당시 만 10세
지원이 엄마는 제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약국을 경영하고 계신 약사였는데 약국 손님으로부터 우연히 AIT에 관한 얘기를 듣고 저를 찾았습니다.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지원이는 예쁘고 얌전한 소녀였으나 반 평균이 80점인 시험에서 20점을 겨우 맞을 정도로 심한 학습장애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행정고시 출신의 공무원인 아빠와 서울대 약대 졸업생인 엄마로서는 과외공부까지 하면서도 성적이 바닥권인 딸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청각검사 결과, 지원이는 언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귀인 오른쪽 귀가 소리를 고르게 들어주지 못하고 있음이 발견되었습니다. 소음의 주파수인 2000 헤르츠는 -5 데시벨부터 듣기 시작하는 반면 사람 목소리의 주파수인 125 ∼ 1000 헤르츠의 소리들은 5 ∼ 20 데시벨부터 듣기 시작하니 학교생활에 곤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또한 지원이는 발음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파수인 125 헤르츠를 잘 듣지 못함으로서 혀 짧은 발음을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지원이는 선생님의 말 소리를 정확히 듣지 못함으로서 수업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검사에 입회하여 저와 함께 딸의 청각을 확인한 지원이 엄마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녀는 자기 딸을 측은한 눈길로 한참 바라보더니 말했습니다
10일간 모든 과외를 중단하기로 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AIT는 시작되었습니다. 지원이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는 바람에 피곤하여 가끔 졸기는 했으나 AIT 음악 듣기를 매우 즐겼습니다.
AIT 종료 후의 청각검사는 지원이가 완벽한 청각을 지니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AIT가 끝난 지 5개월 가량 되는 시점인 다음 해 3월 동네에서 우연히 저와 마주친 지원이 엄마는 기쁜 표정으로 지원이의 근황을 알려 주었습니다.
"우리 남편이 내년 가을 쯤 미국으로 박사과정 공부을 위해 가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지원이에게 영어 공부를 시켜 왔는데 요즘은 확실히 달라요. 지원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 선생님도 지원이가 예전에는 아무리 시켜도 못 따라하던 발음을 이제는 수월하게 따라한다며 놀라워하고 있어요. 이번 학기 학교 생활도 기대가 되네요."
저는 그 후에도 여러 차례 지원이에 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5학년인 지원이는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도 단정하여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는 학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