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박상철
성별 : 남
나이 : 당시 만 5세
상철이는 발음이 부정확하고 학습이 전혀 되지 않는 어린이였습니다. 엄마가 몇 년 동안 열심히 가르쳤음에도 불구하고 상철이는 아직 10까지도 제대로 세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AIT 시작 전에 시도된 청각검사는 상철이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음으로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AIT 6일째 되던 날, 다시 한 번 청각검사를 시도한 저는 큰 어려움 없이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상철이는 민태식(case15)과 마찬가지로 오른쪽 귀에 산만함의 원인이 되는 청각을 그리고 왼쪽 귀에는 모든 주파수들을 -10 데시벨부터 듣기 시작하는 과민한 청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미 5일간이나 AIT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청각이 이 정도인 걸 보니 AIT 이전의 청각은 이보다도 훨씬 심하게 왜곡되어 있었으리라고 짐작되었습니다. AIT로서 상철이는 모든 주파수들을 0 데시벨 정도에서 듣기 시작하는 정상적인 청각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AIT 종료 약 1개월 후 상철이 엄마는 제게 전화하여 상철이의 이해력이 향상되었으며 발음도 분명해졌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1개월 가량이 더 지난 후 저는 다시 한 번 상철이 엄마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매우 당혹스런 소식이었습니다.
"어제 상철이를 데리고 S대 병원 학습장애 클리닉에 갔는데 그곳 의사선생님이 상철이는 청각장애이므로 보청기를 착용해야 한데요. 한쪽 귀에 2백 만원씩이니 양쪽 귀 모두에 착용하려면 4백만 원이 필요하데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가 귀머거리라니......"
AIT를 받기 전에 예약해 놓은 것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찾은 그 병원에서 그녀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를 듣게 된 것이었습니다.
제 요청으로 상철이 엄마는 바로 다음 날 상철이를 데리고 저를 찾았습니다. 저는 다시 한 번의 청각검사를 통해 상철이가 AIT 직후의 청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그의 엄마에게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는 이번에는 어리둥절하고 있는 상철이 엄마에게 청각검사기 헤드폰을 씌운 후 그녀의 청각을 검사해 보았습니다. 그녀는 모든 주파수들을 10 데시벨 정도부터 듣기 시작하는 극히 정상적인 청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청각검사 후 저는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S대 병원에서의 청각검사에서 너무도 긴장한 상철이가 더딘 반응을 보이자 그 담당의사는 즉석에서 청각장애, 보청기 착용이란 터무니없는 진단을 내린 것이었습니다.
상철이는 다행히도 정밀청각검사를 통해 보청기 착용이란 재앙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의 무지와 무성의로 인해 멀쩡한 귀에 보청기를 착용한 어린이들은 얼마나 많을까 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