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김동윤

성별 : 남

나이 : 당시 만 11세

 1985년 1월 생이었으므로 정상적으로 입학을 하였다면 6학년일 동윤이는 당시(1996년) 5학년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동윤이는 일반학교에 다니고 있기는 했지만 배워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음을 그의 엄마도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최고 인기 그룹 HOT의 강타를 닮은 잘생긴 얼굴에 듬직한 체구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동윤이는 학교에서나 동네에서 또래 아이들에게 바보라는 놀림을 받으면 힘들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동윤이는 누가 자기를 바보라고 놀리면 그 자리에서는 아무 저항도 못하다가 집에 와서 서럽게 울곤 했다고 합니다.
 

 동윤이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재치기 알레르기였습니다. 그의 엄마에 따르면 동윤이는 지난 몇 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약 15분간 심하게 재치기를 하고는 녹초가 되어 한참을 기어 다니다시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청각검사에서 학습장애를 일으킬 만큼 전체적으로 심하게 왜곡된 청각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오른쪽 귀의 뾰족한 부분들은 알레르기의 원인인 듯 보였습니다.

 AIT가 끝난 후 동윤이는 모든 소리들을 0 데시벨부터 듣기 시작하는 완벽한 청각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AIT가 종료된지 약 2주 후 최종 청각검사를 위해 저를 찾은 그의 엄마는 동윤이가 3일째 AIT가 끝난 날부터 그 날까지 약 20일 간 아침에 재치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제게 알려 주었습니다.

 동윤이가 AIT를 마친지 약 4개월이 되던 1997년 5월 어느 날 저는 동윤이 엄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동윤이가 요즘은 예전과 달리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해요. 성적이 향상될 지는 더 두고 봐야 되겠지만 책 읽는 속도가 빨라졌고 알림장도 꼬박꼬박 잘 써와요. 그리고 재치기 증세도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아요."

 AIT 이전에는 학교에서 다음 날 준비물 다섯 가지를 불러주면 처음 것 하나밖에는 적지 못했던 동윤이가 이제는 다섯 개 모두를 적어 온다고 엄마가 기뻐했습니다. 수년간 그를 괴롭혀왔던 재치기로부터 해방된 것도 그에 못지 않은 큰 수확이었습니다.